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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광장] 지역과 나라를 살릴 초대박 상품, 치과대학에 투자하라

경북일보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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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50년 만에 최강의 전문가 군단을 만들어 지역과 국가, 세계를 장악한 분야가 있다. 바로 1974년 40명의 학생과 3명의 교수로 출발한 경북대학교 치과대학이다. 50년이 지난 지금 경북대학교 치과대학이 배출한 졸업생은 2995명이고, 그들 가운데 치과의사협회 등록기준으로 대구(878명), 경북(324명)뿐만 아니라 서울(129명)을 비롯하여 1795명이 전국 각지에서 치과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1980년 제1회 졸업생을 배출한 지 겨우 50년이 지났을 뿐인데 치과 불모지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 수준의 치과학과 치의예강국으로 만든 것이다.

돌이켜보면 대구지역의 치과대학 발전은 마치 기적과도 같다. 현대식 치과병원이 처음 시작된 것은 1899년 미국 예수교에서 파견된 의료선교사 존슨(Woodbridge O. Johnson)이 서양식 진료소인 “제중원”을 개원하면서부터다. 당시 약전골목에 개설된 제중원은 초가집의 단과병원이었다. 1904년 경부선철도가 개통되면서 독일계의 서양의학을 익힌 일본인들도 대구지역에 치과의원을 설립하였다. 이렇게 시작된 대구치과계는 일제 강점기와 미군정기, 해방기를 거치면서 치과대학의 설립과 폐지를 반복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결국 1974년 경북대에 치의예과가 신설되면서 경북대학교 치과대학이 주도하는 시대를 열게 되었다. 참으로 다행이고 축복스러운 일이다.

치과대학의 발전 여부는 임상과 기초 두 축의 공조가 관건이다.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기초교실의 연구와 지원이 필요하다. 어떤 분야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연구개발(R&D)이다. 치과대학 역시 마찬가지이다. 경북대학교의 경우 현재 8개의 기초교실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구강미생물학 교실은 구강건강과 질병에 관한 미생물학적 면역학적 분야를 교육하고 구강미생물 감염진단 기술향상과 치료전략을 개발한다. 구강병리학 교실은 구강에 발생하는 각종 질환의 원인, 결과, 병변, 예후 등을 추적하여 진단에 참여하고 치료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구강생리학 교실은 생명의 기초가 되는 세포부터 조직, 장기 계통의 기능을 교육, 연구하고, 악안면에서 발생하는 통증조절 등 기초학문과 임상 학문을 융합하는 연구를 수행한다. 구강생화학 교실은 구강조직을 포함한 다양한 조직 및 기관의 질환을 연구하며, 악안면 기형발생의 원인 유전자를 규명하고 골(骨)과 관련된 질환의 치료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구상해부학 및 조직학 교실은 인체구조에 대한 이해, 생명존중에 대한 개념들을 교육하고 있으며, 두경부안면 영역의 감각정보가 뇌 내에서 전달 및 처리되는 기전 등을 연구한다. 이 교실의 배용철 교수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의약학부 정회원으로 세계적으로 명망이 높은 학자이다. 예방치과학 교실은 치아우식과 치주질환 발생의 원인 규명과 예방관리, 국가 및 지역 사회의 구강건강 실태조사, 구강건강지표 산출, 구강건강수준 모니터링 연구 등을 수행한다. 치과생체재료학 교실은 치과생체재료의 평가 및 개발을 연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치과용 임플란트의 표면처리와 레진의 접착 및 중합에 관한 치과재료학 연구와 3D 프린팅 기술 활용 등에 관해 연구한다. 치과약리학 교실은 치과진료의 마지막 단계인 약물처방을 위한 기초 및 임상약리학을 교육하고 연구한다. 신경과학 및 신경약리학을 포함하여 약물의 작용기전 연구, 치의학 질병기반 중개연구 등을 수행한다.

이들 기초교실의 지원과 협력을 토대로 구강내과학 교실, 구강악안면외과학 교실, 소아치과학 교실, 영상치의학 교실, 치과교정학 교실, 치과보존학 교실, 치과보철학 교실, 치주과학 교실, 치과마취과학 교실 등 임상 교실에서 환자를 위한 최고의 진료서비스를 준비한다. 그리고 임상과 기초 교실의 연구성과물은 학생들을 교육하고 차세대를 양성하는 자양분이 된다.

치과대학은 교육과 연구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여도와 경제적인 측면에서 가치가 큰 대박 상품이다. 설립 50년의 짧은 시간을 감안하면 투자 대비 효용 면에서 최고의 아이템이 분명하다. 졸업생 3,000여 명의 경제적 생산 총량을 계산하면 다른 어떤 산업 분야보다 수지타산이 맞다. 앞으로도 치과 수요는 무궁무진하다. 모든 인간은 노화되기 마련이고 치아는 낡아지고 손상될 수밖에 없다. 반면,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먹거리는 풍부해지고 건강에 대한 욕구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씹고 싶은 것이 많아지고, 건강한 치아를 원하는 소비자는 점점 확대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잠재적 소비시장이 무한하다. 중국, 동남아를 비롯한 주변 국가들의 급격한 생활수준 향상을 고려하면 치과선진국 대한민국의 필요는 점점 증대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치과대학’을 지역 먹거리를 창출할 대표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 경북대학교 치과대학은 현재 47명의 교수진과 대학원생을 포함하여 414명의 학생들이 있다. 이들을 대구·경북지역과 대한민국을 살릴 전위대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지역과 대학이 협력하여 치과대학의 연구와 교육에 필요한 공간, 기초와 임상을 위한 연구시설과 설비, 편리한 환경여건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정체된 지역 사회가 산업화시대의 덫에서 탈출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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