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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 이용해 배불리는 미국의 실체

미래지향적 비전 - 중국책읽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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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책 읽기 (매일 신문) -

이정태(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국의 대대만 군비판매정책 연구

짱칭민 저(2006, 베이징 세계지식출판사)

자연물에 음양이 존재하듯 인간 세상에도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못하는 앙숙이 있는 모양이다. 중국과 미국이 그렇다. 글로벌시대가 열리고 양대 강국이 팀워크를 이루어 G2가 주도하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짱칭민 교수가 집필한 '미국의 대대만 군비판매정책 연구-정책결정의 시각에서'(베이징 세계지식출판사, 2006)의 서문을 보면 '중국 발전의 최대 장애는 미국'이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국내문제가 대만정합문제인데, 미국이 오랫동안 방해했다는 것이다. 대만에 대한 군비판매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를 통해 미국은 경제적 실리와 중국의 발전제약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동시에 충족시켜왔다고 본다.

저자는 이와 관련된 문제를 풀기 위해 미국의 정책결정 과정에 초점을 두고 접근하였다. 대만을 이용하려는 미국의 인식이 변해야 양안 문제도 해결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미국이 동맹국의 '자위' 의무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군사무기를 판매하고 있지만 규모와 액수, 그리고 시기 등을 보면 그것은 말 그대로 핑계일 뿐이라고 한다. 간단히 말하면 집권정부의 정치일정에 맞추어서 필요에 따라 이루지는 정치자금조달의 한 방편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본문 내용을 보면 역대 미국 대통령 선거시기마다 진행된 미국과 대만의 합동군사훈련 상황과 군비판매내역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저자가 미국의 대외군비판매정책의 실체와 부도덕성을 강조하려는 의도인 듯하다. 저자는 책의 전반에 걸쳐 미국이라는 국가의 실체에 대해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요지는 '미국이라는 국가는 대외군사무기 판매(FMS)정책, 대외군사원조정책(MAAG)을 앞세운 거대한 국가기업의 일종이고, 군수품의 수출통제와 관리법을 활용해서 아주 적절하게 이윤을 착취하고 있는 패권국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대만뿐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구성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의 동맹국들도 마찬가지 처지에 있으며, 각종 양자, 다자 간 방위동맹과 '대만관계법'은 이를 지속하기 위한 족쇄라고 설명한다.

지금 우리 땅에서도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무기를 장착한 F16 전투기들이 도열되고, 각종 첨단장비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러나 아무도 여기에는 관심이 없다. 오히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제 겨우 말뚝을 박아놓은 강정마을과 발효조차 되지 않은 한미FTA에 집중하고 있다. 이 훈련이 끝나면 미국의 대외군비판매정책이 어떤 요구를 강요할지 알 수 없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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